일본의 제로금리 정책 종료

BOJ는 3월 19일 기준금리를 -0.1-0%에서 0-0.1%로 0.1%p인상하며 8년간 이어진 마이너스-제로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그러나 여전히 국채 매입 등으로 통화확장정책은 유지하며 급격한 금리인상이나 통화정책 변경은 당분간 없을 것임을 보여줬다. 이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이 있고 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그림1. 일본 단기금리 추이

출처: Bank of Japan

우선 왜 BOJ가 정책 방향을 변경했을까? 인플레이션과 경기 회복이라는 두 개의 축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매우 낮았으며 디플레이션 환경도 종종 보였기에 아베 전 총리 재임시절 마이너스 금리와 무제한적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는데 코로나가 끝나는 시점부터는 달라졌다. 2022년과 2023년에 물가상승률이 각각 2.5%, 3.1% 상승했고 GDP성장률도 1%, 1.9%를 기록하면서 장기적인 추세 전환 가능성이 대두됐다. 

그림2. GDP성장률(좌)와 인플레이션(우)

출처: World Bank Statistics

이러한 추세전환은 다음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1. 첨단제조업 유치 및 기존산업 경기 호조에 따른 고소득 직장 증가 가능
2. 실질임금 인상속도 상승

우리는 코로나 이후 급격한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를 겪고 있으며 각국이 필수 상품과 첨단분야 제조업의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의 유치 성공사례는 대체로 반도체 분야로 TSMC, 마이크론, PSMC 등이 일본 내에 공장 건설 및 확장 투자를 발표했고 현재 건설 중이다. 일본 외에도 미국, 유럽,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 대규모 반도체공장 투자가 진행되고 있거나 논의 중이다. 따라서 일본 반도체 산업의 강점인 화학, 장비, 소재 등 전후방산업 기업들에게 성장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림3. 일본이 유치한 주요 반도체 업체

TSMC: 21년 약 10조원 투자하여 1차 투자 완료 및 최근 건설 완료. 현재 2차 확장 진행 중이며 27년 완공 예정

Micron: 향후 수년간 4.5조원 투자하여 DRAM 1y 노드 설비 업그레이드

PSMC: 2029년까지 7.2조원 투자하여 40~50nm급 차량용 및 산업용 반도체 파운드리 건설. 장기적으로 20nm급 MRAM

출처: 개별기업 발표 내용 종합

또한 생성형 AI와 함께 급성장하는 분야가 로봇인데 일본은 산업용로봇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이며 관련 기자재 산업이 발달했다. 생성형AI가 결합된 로봇은 복잡한 행동이 가능한데 이를 위해 더 많은 센서, 감속기, 모터 등 여러 부품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어 산업 전망이 밝다.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는 핵심산업들의 성장가능성을 바탕으로 관련분야 고용 증가가 예상된다. 동시에 임금상승도 기대되어 저성장에서 탈피해 경기가 선순환의 구조를 가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실질임금을 확인해보면 20년전과 큰 차이가 없다. 코로나 이후 명목소득이 증가했으나 물가 상승 속도가 더 빨라 실질임금이 증가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물가상승 추세를 위해서는 실질임금 감소가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기에 정부에서도 실질 임금 상승을 위해 물가안정 및 임금인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림4. 일본 명목임금

출처: fred.stlouisfed.org

그림4 일본 실질임금

출처: 일본 복리후생성 월간 노동조사보고서

실질임금 상승 노력은 벌써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대표 노동조합의 발표에 따르면 24년 전 산업 평균 임금 상승폭은 5.28%로 전년도 물가상승률 3.1%대비 높다. 또한 최근 JFE제철, 노무라홀딩스와 몇몇 지방은행 등에서는 신입사원 급여를 10-25% 인상하며 임금인상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인구구조상 생산가능인구의 성장이 낮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질 임금이 안정적인 상승 추세를 보인다면 경기 정상화가 기대되고 중앙은행도 이를 기대하며 제로금리 정책 종료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과 위의 배경의 상황을 바탕으로 일본 내에서 크게 3가지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 금리 정상화에 따른 일본 금융주들의 순이자마진(예대마진) 성장
  2. 엔화약세 속도 감소
  3. 수출기업 이익 감소 가능성
 

순이자마진이 성장하면서 일본 금융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에서도 일본 국채 비중이 비교적 낮은 은행과 증권사들이 더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특히 보험사 는 대체로 보험상품과 자산을 매칭하는 형태를 보여주는데 일본 국채 비중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금리인상기에 채권의 평가손실로 이어져 타 금융사 대비 불리할 것으로 생각한다.

금리 정상화에 따라 최근 가팔랐던 엔화 약세 속도가 감소할 것이다. 비록 확장적 통화정책이 종료된 것은 아니기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장기적인 방향은 엔화 약세 속도를 감소시켜 환율 및 수입물가 안정에 힘을 쓸 것이다. 

반면, 수출기업들은 환율로 인해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고 저렴한 금리의 수출금융 상품이 줄어들며 관련 비용이 늘어날 수도 있어 이익 감소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엔화 약세가 중단되고 강세로 이어진다면 한국산 제품대비 가격 경쟁력이 축소하여 매출 및 이익 감소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은 이런 환경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필자는 아래 3개의 기업군들이 비교적 낫다고 판단한다.

  1. 장기적으로 순이자마진 개선 가능성이 있는 금융기업
  2. 일본의 경쟁력이 높은 반도체 분야 수출기업
  3. 임금상승에 따른 내수관련 기업

우선 금융기업들은 위에 설명한대로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이 개선되며 수익이 늘어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은행과 증권사가 여기에 해당되며 금융기업 중에서도 보험분야는 채권 평가손실 가능성이 있어 비선호한다.

반도체 산업군은 일본 및 해외 반도체 팹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장비, 화학, 소재 등 전분야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내 유치된 팹들의 가동시점이 올해 또는 내년이 많고 28년까지 지속 확장이 계획된 팹들이 많아 일본내 수요가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텔, TSMC, 삼성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에 신규 팹 건설 및 확장 계획이 있어 향후 수요 성장도 지속할 수 있으리라 판단한다.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이라는 가정하에 실질임금 상승에 따른 내수관련 기업들도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디플레이션 및 저성장 환경으로 인해 다수의 내수기업들은 가격인상을 쉽게 하지 못했으나 환경이 조성된다면 가격인상을 비교적 편하게 비용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또한 임금이 충분히 상승한다면 소비자들이 기존대비 비싼 중고급 상품 소비로 이어질 수 있기에 긍정적이라 판단한다.

금리상승기에는 거품이 과도하게 형성된 자산보다는 내재가치를 확인하여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일본 증시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크게 상승했는데 일본 증시 상승배경에는 경기회복도 있지만 극심한 재팬디스카운트의 해소도 겹치면서 가파른 상승을 이끌었다. 따라서 뒤늦게 매수하기 보다는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