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로 전액 자부담… 간병 국가책임제 도입 목소리 높아져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이 간병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가 발표한 ‘가정의 달 간병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병을 경험한 국민의 96%가 간병비를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본인 또는 가족이 입원한 경험이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53.4%는 실제로 간병인을 사용한 경험이 있었고, 가족이 직접 간병한 사례(46.6%)보다 높게 나타났다. 간병 당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간병비 부담’(65.2%)이 1순위로 꼽혔다.
간병비의 구체적인 수준도 눈여겨볼 만하다. 간병 경험자의 절반 가까이(49.3%)는 하루 5만 원 미만이 적정하다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40.8%가 하루 11만 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간병비는 의료급여수급자, 장기요양등급자, 지방병원 입원자 등 일부 대상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급여 항목’으로 간주돼 전액 자부담이 원칙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이에 대해 “간병 부담은 개인이나 가족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다”며, 간병의 국가책임제 도입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의 전국 확대 시행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간병 문제는 더 이상 일부 가정의 고민이 아니다. 공공 책임을 강화하고 제도적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사회 전반의 건강 돌봄 시스템은 심각한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