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지엑스 김동진 대표
로봇, 데이터, 그리고 맛으로 완성하는 ‘차세대 로봇 카페’의 기준

“미래의 카페, ‘무인(無人)’이 아니라 ‘경험’입니다”

로봇·데이터·원두 품질로 재방문을 만드는 새로운 카페의 기준

 

대한민국은 ‘카페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커피 사랑이 유별난 나라입니다. 한 집 건너 하나가 카페일 정도로 포화 상태인 이 시장이, 지금 거대한 구조적 변곡점(Inflection Point)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구인난, 원자재 가격 폭등, 그리고 끝없이 오르는 임대료라는 이른바 ‘3중고(三重苦)’가 동시에 덮쳤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사람 중심 프랜차이즈 모델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많은 이들이 ‘무인화(Automation)’를 대안으로 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중의 무인 카페들은 대부분 ‘저가 경쟁’과 ‘자판기 수준의 품질’이라는 딜레마에 빠져 고객의 외면을 받곤 했습니다. 기술은 적용했지만, 카페의 본질인 ‘맛’과 ‘감성’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디오타임스가 만난 라운지엑스(LOUNGE X)의 김동진 대표는 이 지점에서 전혀 다른 해법을 제시하는 인물입니다. 19년 차 베테랑 로스터 출신인 그는, 로봇을 단순한 비용 절감 도구가 아닌 ‘품질 혁신의 도구’로 정의합니다. “사람을 줄여 아낀 돈을 원두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그의 역발상 전략은, 폐업이 속출하는 카페 시장에서 새로운 생존 방정식을 쓰고 있습니다. 기술과 미각, 그리고 데이터가 결합된 라운지엑스의 미래 비전을 김동진 대표에게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지금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입니다”

대표님, 반갑습니다. 최근 카페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이야기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반갑습니다. 사실 지금의 확장은 ‘하고 싶어서 하는 확장’이라기보다, 시장의 요구에 의해 ‘해야만 해서 하는 확장’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시장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카페 창업이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낭만적인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점주님들을 만나보면 인력난을 가장 큰 고통으로 꼽습니다. 사람을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구해도 인건비 부담 때문에 수익을 남기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에 환율 상승과 생두 가격 폭등이 겹치면서, 기존의 인력 의존형 프랜차이즈 구조는 사실상 붕괴 직전 단계에 와 있다고 봅니다.

많은 점주님들이 “이제 더 이상 기존 방식으로는 버틸 수 없다”며 저희에게 대안을 묻고 계십니다. 직영점 운영만으로는 이 급박한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기에, 투자자 참여형 모델을 통해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저희 브랜드의 자신감인 동시에,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필연적인 응답입니다.

말씀하신 원재료 가격 상승,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업계 밖에서는 잘 체감하지 못하시겠지만, 커피 생두 시장은 그야말로 ‘쇼크’ 상태입니다. 생두 가격 지수를 예로 들면, 평년 기준 ‘100’ 정도이던 수치가 최근에는 ‘400’을 돌파했습니다. 여기에 환율 상승분까지 더하면 체감 가격은 과거 대비 3~4배 이상 뛴 셈입니다.

브라질의 작황 악화와 전 세계적인 커피 소비 증가가 맞물린 결과입니다. 문제는 원가는 이렇게 폭등하는데, 치열한 경쟁 탓에 판매 가격은 마음대로 올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팔면 팔수록 마진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려면, 결국 운영 효율화를 통해 고정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방법, 즉 ‘자동화’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로봇은 수단일 뿐, 본질은 결국 ‘맛’입니다”

보통 ‘무인 카페’나 ‘로봇 커피’라고 하면 신기하긴 하지만 맛은 없을 거라는 편견이 있습니다. 라운지엑스는 유독 ‘품질’을 강조하시는데요.

맞습니다. 그 편견이 바로 무인 시장이 그동안 실패해온 주원인입니다. 대부분의 무인 카페가 기술적 호기심만 자극했을 뿐, 고객이 카페를 찾는 본질적인 이유인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원래 대학에서 운동생리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러다 필리핀 워킹홀리데이 시절, 우연히 일하게 된 커피 농장에서 맛본 커피 한 잔에 충격을 받아 인생의 항로를 바꿨습니다. 그 후 19년 동안 생두를 고르고, 로스팅하고, 추출 레시피를 잡는 ‘로스터’로서의 삶을 살았습니다.

라운지엑스의 핵심 철학은 “기술로 번 돈을 맛에 재투자한다”는 것입니다. 로봇을 써서 인건비를 아꼈다면, 그 돈을 주머니에 챙기는 것이 아니라 더 비싼 생두를 쓰고, 더 까다로운 로스팅 프로파일을 적용하는 데 써야 합니다. 로봇이 커피를 내리더라도, 그 맛의 설계도는 사람이 그립니다. 저희는 로봇의 정밀함을 이용해 사람이 매번 구현하기 힘든 오차 없는 추출을 해냅니다. 무인이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무인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고품질의 스페셜티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구조, 이것이 라운지엑스의 경쟁력입니다.

라운지엑스의 로봇 시스템을 보면 기존의 자판기 형태와는 많이 다릅니다. ‘오픈형 설계’를 고집하신 이유가 있나요?

우리는 로봇을 상자 안에 가두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무인 커피 머신들은 자판기 형태라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고, 위생에 대한 불신도 컸습니다.

하지만 라운지엑스는 바리스타 로봇이 원두를 갈고, 커피를 내리고, 컵에 담아 건네주는 전 과정을 고객이 눈으로 볼 수 있게 ‘오픈형’으로 설계했습니다. 카페는 단순히 카페인을 섭취하는 곳이 아니라, 휴식과 경험을 소비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고객은 로봇의 부드러운 관절 움직임을 보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느낍니다. 비전 센서를 통해 안전을 확보했기에 가능한 설계죠.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경험으로서의 무인’입니다.

“감(感)이 아닌 데이터로 운영하는 카페”

데이터 기반의 카페’라는 표현도 자주 쓰십니다. 실제로 어떤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나요?

카페는 고객이 하루에도 두세 번씩 방문하는, 빈도수가 가장 높은 오프라인 플랫폼입니다. 아침에 출근하며 한 잔, 점심 식후에 한 잔. 이렇게 쌓이는 주문 데이터와 로봇의 동작 데이터를 결합하면 고객의 행동 패턴이 투명하게 보입니다.

지난 4년 동안 직영점을 운영하며 쌓은 데이터는 실로 방대합니다. 시간대별 주문량, 로봇의 제조 속도, 픽업 대기 시간, 기기 고장 주기 등을 모두 데이터화했습니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 피크 타임에 주문이 몰릴 때 로봇이 어떤 동선으로 움직여야 가장 빠르게 커피를 뺄 수 있는지 알고리즘을 최적화합니다. 재고 관리나 메뉴 추천 시스템도 모두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돌아갑니다. 사장님의 ‘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수치’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죠.

창업을 고려하는 분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수익성일 텐데요.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고 있나요?

저희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손익분기점’입니다. 인건비 비중이 거의 없고 운영 변수가 적기 때문에, 월 매출 1,000만 원 정도만 나와도 점주님이 가져가는 수익은 꽤 안정적입니다.

실제로 성수동에 위치한 고실적 매장의 경우, 월 2,000만원대 매출에서 순이익이 40%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이 정도 순이익을 남기려면 매출이 훨씬 더 커야 하고, 그만큼 노동 강도도 세집니다. 초기 설비 투자비용은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입지 설계와 운영 효율성에 따라 투자 회수 기간은 충분히 합리적으로 조절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사람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을 점주님들은 가장 큰 무형의 수익으로 꼽으십니다.

향후 출점 전략은 어떻게 계획하고 계신가요? 기존 직영 중심에서 변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그동안은 기술 검증과 데이터 축적을 위해 100% 직영 방식을 고수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스템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여 ‘투자자 참여형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이 모델은 투자자가 공간과 장비 비용을 투자하면, 운영과 품질 관리, 마케팅 등 전문적인 영역은 브랜드 본사가 전담하는 구조입니다. 투자자는 운영의 번거로움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본사는 품질을 철저하게 관리하며 브랜드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미 올해 롯데월드몰 등 주요 랜드마크 상권에 파일럿 매장을 오픈하며 성공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무인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돕는 기술”

일각에서는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우려도 여전합니다. 이에 대한 대표님의 철학이 듣고 싶습니다.

저는 무인이 일자리를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오히려 카페라는 공간을 ‘지속 가능하게(Sustainable)’ 만드는 기술이라고 믿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인구 감소와 구인난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사회적 흐름입니다. 사람이 하기 힘들거나 반복적인 노동은 로봇에게 맡기고, 사람은 고객과 소통하거나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장인이 직접 내려주는 고가의 프리미엄 카페 시장은 계속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매일 마시는 대중적인 커피 시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균일한 고품질을 제공하는 라운지엑스 같은 모델이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운영하기 힘든 환경에서도 카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키트’를 제공하는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라운지엑스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입니까?

저희는 단순히 ‘로봇 카페’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곳에 가면 항상 맛있는 커피가 있고, 흥미로운 경험이 있다”는 인식을 주는 ‘콘텐츠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입니다. 하지만 기술 뒤에 숨겨진 ‘맛에 대한 진정성’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건비를 줄여 남는 돈으로 더 좋은 원두를 쓰고, 더 좋은 경험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선순환 구조. 이것이 라운지엑스가 만들어가고 싶은 미래의 카페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Editor’s Note]

인터뷰 내내 김동진 대표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차 있었습니다. 그것은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19년 커피 외길을 걸어온 장인의 고집과 4년간 현장에서 쌓아 올린 데이터가 주는 자신감이었습니다.

카페 산업의 위기설이 끊이지 않는 지금, 라운지엑스는 “기본으로 돌아가되, 방법은 혁신적으로”라는 단순하고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로봇이 내려주는 커피가 사람의 손맛보다 따뜻하게 느껴질 수 있다면, 그 이유는 아마도 그 안에 담긴 ‘좋은 품질을 향한 진심’ 때문일 것입니다.